중간평가 주간을 맞아 재킷 작업지시서를 작성해보는 평가를 진행하였습니다.
13주가량의 교육과정 속에 반환점을 도는 뜻깊은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워밍업으로 재킷 도식화 그리는 방법에 대한 몇가지 팁들에 대한 전수를 받고
얼마간의 시간동안 최근 올라온 런웨이 사진속의 재킷들을 따로 떼어내어
도식화로 남겨보는 워밍업을 했습니다.

도식화 그것은 손을 통해서 옷을 촉지적인 감각으로 보는 일련의 과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눈으로 더듬듯 옷을 관찰하고 그 특징들을 포착하여 손으로 대상을 그려봄으로써
옷의 모양과 구조를 체화하고 하나의 이미지 파일처럼 머릿속에 저장하게 만듭니다.
몇벌의 재킷들을 도식화를 그려봄으로써 체득하고 그것들을 잠깐동안
머릿속에서 녹여내어 작업지시서를 작성하였습니다.

Tom Sachs 톰삭스가 나사의 우주선 발사과정을 공감주술을 통해 재현한것처럼
극한의 디테일을 추구하다보면 그 안에서의 경험은 진짜가 된다는 명제를
작업지시서에서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실제 공장에 오더를 넣는 것처럼
패션디자이너에 빙의되어 직위란에 서명을 하고 원단들을 세심하게 골라 작성하고
봉제사 분들에게 재킷 제작에 수반되는 주의사항들을 디테일하게 적음으로서
잠깐의 시간동안 디자이너의 영혼으로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제 등 뒤에서 입생로랑 아저씨가 제 어꺠 위에 손을 얹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