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 셔츠 몸판 제도에 이어서 소매를 그리는 방법에 대해 배웠습니다.
앞판 뒷판 암홀의 높이와 길이를 통해서 소매산 높이와 소매통을 정하고
그리는 과정을 체험하였습니다. 특히 앞판 암홀의 시작부분과 소매 앞쪽의 맞닿는
부분의 형태와 길이가 맞아야 소매가 예쁘게 달린다는 꿀팁을 전수 받았습니다.
소매의 곡선의 형태를 보니 문득 어린왕자의 보아뱀이 떠올랐습니다.

소매산의 형태란 결국 어깨라는 코끼리를 원단이라는 보아뱀으로 잡아먹는 것임을
깨닫게 됐습니다. 상박의 모양에 따라 소매 뒤쪽이 보통 살이 더 많아 볼록하고
앞소매는 비교적 얄상하게 떨어진다는 사실을 터득하였습니다.

상의 원형을 변형하여 패턴을 제작해보았는데, 목부분을 1인치 이상 파고
암홀키우고 제멋대로 사이바와 몸판 다트를 키우고 맘가는데로 다트 넣고
하다보니 마네킹에 입혔을 때 여간 실루엣이 맘에 안드는 펑퍼짐하고
앞목쪽이 에베레스트처럼 솟아오른 망작이 탄생했습니다. 게다가 앞목이랑
뒷목 연결부분도 갈매기져서 고작 상의 원형만 잘 떴다고 자만하던 저를
겸손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아름다운 옷 패턴의 라인에서 예쁜 옷이
나온다는 선생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마음 속에 아로새겼습니다.

어느 부분이 꼭 들어가서 맵시를 내고 어느 쪽이 나오고 솟아서
예쁜 실루엣을 만들어 내는게 관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며칠동안
제 머릿속을 맴돌아 거듭 생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