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우스의 허릿단에 복잡한 박음질과 고무줄의 조임 효과를
이븐하게 활용하여 허리를 쪼매는 테크닉을 습득했습니다.
덕분에 엘레강스한 여성복의 주름표현을 내는데 더 다양한 방법을 알게 됐습니다.
막간을 이용해서 외부에서 가져온 아바타에 뼈대를 심는 리깅도 배웠는데
그 과정이 꽤나 기괴했습니다. 클로의 어떤 내적 알고리즘이 아바타를
외부의 아바타에 끼워 맞추는지 그 과정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였습니다.

핀을 통해 허리에 끈을 묶는 방법을 배웠는데 안그래도 현생에서도 매듭을
잘 묶지 못하는데 더욱이 클로에서는 쉽지 않은 과정이었습니다.
좁고 제한된 움직임을 보이는 24인치 모니터 안에서 이리저리 돌려가며
핀에 붙어서 잘 떨어지지 않는 줄을 느린 시뮬레이션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떼고 돌리고 줌으로 당기고 떨구고 풀었다 현기증이 날 뻔했습니다.
그 와중에 매듭의 조형성을 통해서 옷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동시에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위상수학적인
어떤 형태의 잔상들이 어렴풋이 눈앞에 아른거렸습니다...

"매듭이란 우주의 진리를 담은 하나의 기하학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게 컴퓨터도 저도 스팀을 이빠이 오른채로 계절에 어울리는
패딩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배웠습니다. 클로에서는 패딩에 거위털을 집어 넣지
않고 축구공처럼 압력을 빵빵히 넣어 구명조끼처럼 구현하는 메카니즘이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도 만약 충전재를 집어넣지 않고 튜브처럼 패딩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즐거운 망상의 시간을 가지며 이리저리 패딩을 만들어 보았습니다.